사는 이야기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2038년, 건국하게 될 강하고 새로운 국가입니다.

sh1256 2025. 4. 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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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 동안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 이라는 책을 읽었다.


아로니아에게 점령당한 우리집 식탁

우리 본가에서는 아로니아 나무를 키운다. 

아로니아 수확철이 되면 까만 구슬 같은 아로니아를 한바구니씩 수확해오며, 

사계절 내내 열려먹고, 쪄먹고, 밥에 넣에 먹고, 쉬지 않고 먹는다. 

 

그렇다. 나는 아로니아에게 둘러쌓여 있던 나날들을 보내던 중

도서관에서 뜻밖의 책을 마주했다. 

 

이름하야 아로니아 공화국.

아로니아공화국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 예스24

국가가 별건가? 국가가 같잖아진 한 꼴통이 아예 국가를 만들어 신나게 놀다가 뒤집어엎어버렸다!“지옥 같은 한국이 싫어서 떠난다는 이야기는 여럿 있지만 아예 나라 하나를 만들어버리겠다

www.yes24.com

 

책의 뒷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학교에선 노는 기술을 가르치고, 
0세부터 매월 연금을 주는 나라. 

군대도 자동차도 필요 없고, 
영원히 행복할 의무만 부여하는 곳!

 

이 얼마나 좋은 곳인가!!

 

아로니아에게 점령당한 우리 집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줄거리 - 현대판 건국 소설

나는 아로니아공화국 대통령 김강현이다. 

나는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대통력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하여 헌법을 준수하고 보호하며 보존할 것을 블루토피아 아래에서 엄숙히 선서합니다. 

 

2028년, 한반도 남쪽에 새로운 국가가 선언된다.

이름하여 주스병에서 이름을 딴 '아로니아공화국'

 

이 책은 아로니아 공화국이 어떻게 건국되었는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설명한다. 

 

놀고 먹는 나라에서 무슨일이 생기는지가 아니라, 

놀고 먹는 나라를 왜, 어떻게 건국했는지가 중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로니아 공화국의 초대 1,2대 대통령 김강현이 주인공이다. 

 

국민학교 학생에게 삥이나 뜯던 김강현은 한국식 주입식 교육에 맞는 체질을 발견하고 검사까지 승승장구한다.

첫눈에 반했던 누나와 결혼하고 예쁜 딸아이 까지 생긴 성공한 삶이였다. 

 

그러던 김강현에게 '큰 놈 하나 작은 놈 하나' 서류를 들고 누군가 찾아온다. 

 

그 때부터 인연은 운명으로, 운명은 인연으로 이어져 사람들이 모이며 국가를 만들기 시작한다. 

 


JDZ에 세워진 작은 아로니아공화국

아로니아 공화국

지리 + 정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의 역사 전두환~박정희부터 문재인까지의 정치를 언급한다. 

한일공동개발구역(JDZ) 의 그 시작과 현상황까지 아주 상세하게 설명한다. 

 

왜냐하면 나라가 JDZ안에 새워지기 때문에!!

 

뭐 이런저런 이유로 지리와 정치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있으면 더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물론 몰라도 괜찮다. 책에서 자세히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피식 웃게되는 개그들

책 속에 있는 개그들이 꽤 재밌다. 

일당들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손을 들어서 돈을 모을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 

"눈 뜨고 할까? 감고 할까?"
"빙신아, 눈 감고 하면 어느 쪽이 이겼는지 어떻게 아냐?"
"멍충아, 샛눈 뜨고 살짝 보면 알지"

터졌다고 다 입이 아니다. 이건 아가리고 주둥아리다. 
마음 같아서는 입이든 아가리든 주둥아리든 모조리 꿰매놓고 싶었지만 제기랄, 실과 바늘이 없었다. 

 

대사를 참 찰떡같이 잘 적으신다. 문장도 짧막하게, 읽기 좋다.


개인적인 감상

책은 총 3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은 주인공 김강현의 청장년 생애, 

2장은 김강현이 아로니아공화국을 만들기 계획에 동참하게 되는 과정

3장은 아로니아공화국이 실제로 추진된다. 

 

1장, 3장이 가장 재미있다. 흥미진진하고 몰입력있다. 

2장은 좀 어려운 감이 있었다. 배경지식 설명이 좀 있다. 미안하다. 내가 좀 이해력이 딸린다. 

 

 

 

정치적 견해가 강한 사람은 이 책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모든 당을 꽤나 신랄하게 비판한다. 

+ 김강현은 중국 시진핑과 형동생하는 사이가 된다...!

 

나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주인공은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 뿐이라는 생각이다. 

 

 

 

결말에서는 "국가의 존재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작가가 세월호 사건을 보고, 국가에 대한 생각을 소설로 적은 것이니,

글을 읽으면 국가 존재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하였다. 

 

 

 

책에서는 국가를 세우는 사람들이 그저 "재미있어서" "크게 놀아볼려고" 등으로 나라를 세운다. 


하지만 현실 (법, 지리, 돈) 95% + 판타지 (캐릭터, 운) 5%라고 해야 하나? 굉장히 현실적으로 적은 듯한데, 결국 말도 안되는 소리다.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던가, 애초에 마법을 부려서 해결하는 게 더 설득력 있다. 

 

이 책에서는 "내가 (현실적인 방법으로) 한 번 시도해 봤는데 우와 (0.000001%의 확률로) 성공했어!"라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 김강현은 첫눈에 반한 누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작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암기에 재능을 발견하고 전교 꼴찌에서 몇 개월만에 전교 1등을 찍어버리는 놈이다. 

나라를 세우는 데 자금을 대는 백민정은 남편과 사별하고 열심히 사면서 (우연히 서울, 강남 등의 )땅을 모은 결과, 11조원이 넘는 재산을 가지게 된다. 

이런 건 좀 맥이 빠진다.


 

아쉬운 점은 좀 있었지만 작가님의 개그코드가 아주 재미있었고 문장구조가 굉장이 취향이였기 때문에 호로록 잘 본 거 같다.

 

별점: 6/10